법어집 성림당 월산 대종사



실버들로 옛 길을 쓰는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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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2 작성일18-06-04 10:41 조회3,6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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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들로 옛 길을 쓰는 소식

 

노사께서 법상에 올라 주장자를 일타하고 이르셨다.

 

聲前一句는 千聖도 不傳이라. 虛空不能容하고 日月不能照하니 如何着得고?

한 마디 이전의 한 마디는 천만 부처님도 전할 수 없도다. 이는 허공도 능히 수용할 수 없고 일월도 능히 비칠 수 없도다. 그러니 이것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옛날 향엄(香嚴)화상이 대중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입으로 나무에 올라가 있었다. 그는 손으로 나무가지를 잡지 않고 다리로도 나무가지를 딛고 있지 않았다. 오직 입으로만 나무가지를 물고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이 때 다른 한 사람이 나무 밑으로 와서 그에게 물었다.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인가? 대답하면 구하여 주겠다.

나무가지를 입에 문 사람은 대답하려고 입을 열면 떨어져 죽게 될 것이요, 대답하지 않으면 구함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 때를 당하여 그대들은 어떻게 하려는고?

 

月落鐵海中

夜半圓正明

달님이 철해 가운데로 떨어지니

한 밤중에 둥근 빛이 환하게 밝도다.

 

여기서는 비록 변설을 강물처럼 쏟아놓는다 하더라도 다 설명할 수 없고 대장경의 가르침을 다 뒤져본다 하더라도 대답할 수 없다. 만약 이 경지에 이르러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해결한다면 생사를 자유자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십육억칠천만년 후에 미륵부처님에게 물어야 하리라.

 

吐含嶺上白雲飛

路客喃喃拱手廻

大殿釋迦端嚴坐

細柳微風掃古路

토함산 마루에는 흰구름이 날고

길손은 손잡고 조잘대며 돌아가누나.

대웅전 부처님은 단정하게 앉아 있는데

실버들은 미풍으로 옛길을 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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